우체국에 들어가 상민이형이 우리에게 맡겨놓은 엽서를 한국으로 대신 보내주었다. 라오스의 우체국은 정말 한산했지만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불었기 때문에 나가기가 싫었다.
그래도 난 비엔티안에서 볼만한게 없지만 승리의탑 빠뚜싸이를 보자고 했다. 떠나는 날 한개라도 더 보고 싶은 생각이었는데 나와 경아만 빠뚜싸이로 향하게 되었다. 승우와 영우(카약투어같이 했던)는 우체국에 남겠다고 했다.
라오스의 독립기념탑이었던 빠뚜싸이는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졌다. 정확히 말하자면 가고 싶어서 가자고 했던게 아니라 우체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었기 때문에 빠뚜싸이 정도는 들러도 될 것같아서 움직였던 것이다.
라오스에서 처음으로 본 현대식 백화점이었다. 역시 라오스의 수도에 오니 이런 현대화된 건물과 백화점도 있구나라고 새삼 느끼기 시작했다. 그래도 작고 아담한 것은 사실이다.
그동안 라오스에서는 횡단보도를 거의 볼 수가 없었는데 그래도 수도에 오니 횡단보도와 신호등을 볼 수 있었다. 이제는 무단횡단이 익숙해졌기 때문에 큰 도로라도 무단횡단을 하려고 했지만, 경찰들이 주변에서 지켜보고 있었기 때문에 아주 자연스럽게 질서를 지켰다.
유난히 푸른 하늘이 참 마음에 들었다. 사람들이 바다를 보며 기분 좋아지는 이유는 끝없이 펼쳐진 공간감과 푸른빛깔이 아닐까 생각하는데 바다와 같이 푸른빛이 도는 하늘 역시 기분 좋아지게 만드는 묘한 요소가 있는 것 같다.
어라~ 한국차 모닝도 보인다. 사실 라오스에서는 한국 자동차를 쉽게 볼 수 있다. 동남아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자동차는 역시 일본차 그중 도요타였고, 그 다음이 우리나라 자동차였다. 라오스의 경우 버스는 한국 버스였고, 이렇게 일반 자동차도 한국의 현대나 기아차를 쉽게 볼 수 있다.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걷다보니 멀리서 심상치 않은 탑이 보인다. 멀리서봐도 저건 독립기념탑이야라고 말하고 있을정도로 한눈에 알아 볼 수 있다. 도로의 가운데 위치했던 빠뚜싸이로 얼른 내달렸다.
가까이 접근하니 탑의 외형이 확연하게 드러났다. 기본적으로 탑은 상자모양에 상단에는 뾰족한 지붕들로 이루어져있었다. 탑자체로 놓고 본다면 그리 멋진 편은 아니었다. 사실 이
탑은 시멘트로 이루어져있었기 때문에 소위 말하는 멋진 관광상품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라오스에는 이러한 볼거리 자체가 아예 없기 때문에 이해하도록 하자.
그래도 이곳에 온 것을 잘했다고 생각했다. 푸른 하늘과 잘 어울리게 작은 공원이 조성되어있기 때문에 꽤나 분위기 있어 보인다. 차가운 시멘트 건축물을 조금이라도 도시 속에 스며들게 하기 위해서인지 잔디공원이 잘 어울리도록 자리잡고 있었다. 돌로된 의자가 있었지만 워낙 태양이 뜨거워 앉지도 못하겠더라~
빠뚜싸이탑을 올라가기 위해서는 입장권을 구입해야 한다. 가격은 기억나지 않았지만 그리 비싸지는 않았다. 대략 1만킵에서 2만킵 사이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랬기 때문에 서슴치않고 들어가지 않았을까?
역시 시멘트로 만들어진 탑답게 올라가는 계단도 싸늘하게 느껴진다. 내부에는 아무것도 꾸며놓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더 차갑게 보인다. 기존에 생각하는 탑이나 문화재와는 상당한 이질감이 느껴진다.
탑 내부에는 역시 기념품을 파는 곳이 들어서 있다. 마치 지하통로와 같은 으슥한 곳에서 물건 파는 그런 느낌이 드는건 나뿐이었을까?
조금 올라가니 드디어 밖을 감상할 수 있었다. 탑의 왼쪽에 위치했던 이 건물 뭔가 특별해 보이기는 한데 어떤 건물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라오스 국기가 펄럭이는 것으로 봐선 공공기관이 아닐까?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와~" 라는 탄성을 절로 하게 만들었다. 빠뚜싸이가 그리 높지 않았지만 비엔티안에는 높은 건물이 없는 탓에 이정도 높이에 올라와도 가슴이 뻥 뚫릴정도로 시원하게 비엔티안을 바라 볼 수 있다. 가슴속까지 시원해지는 이런 느낌 너무 좋다.
올라와서도 기념품을 파는 곳은 있었다. 뭔가 허술해 보이기까지 하다.
여기가 끝인줄 알았는데 또 올라가는 계단이 있다는걸 뒤늦게 발견했다. 빠뚜싸이의 정상까지 올라가면 어떨까?
뭐 높아봤자 이 탑이 얼마나 높겠는가. 올라가도 보는 경치는 똑같았다. 멋진 경치를 기대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안 왔으면 후회할 뻔했다. 비엔티안을 한눈(?)에 바라보는 경치도 감상했으니 뭐 더이상의 미련도 없다. 하루만에 다 돌아보는게 가능한 라오스의 도시들... 그래도 도시 하나 하나 전부 기억에 남는 곳이었다.